장기렌터카 약정주행거리 초과, 계약 1년 만에 5만km를 탔다

경영관리팀장으로 입사한 지 두 달.

손댈 것이 많아 보였지만 그중 대표님이 급하다고 하셨던 법인차량을 드디어 한번 들여다봤다.

우리 회사는 업종 특성상 직원들의 지방 출장이 많아 여러 대의 법인 장기렌터카를 운용하고 있다.

차량별 계약서를 찾아 계약기간, 월 렌트료, 현재 주행거리 등을 하나씩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한 차량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계약한 지 약 1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주행거리가 이미 50,000km를 넘어 있었다.

문제가 생겼다고?

흥미롭군.

일단 계약서부터 다시 들여다봤다.

약정주행거리 연 3만km, 현재 주행거리 5만km

문제의 차량은 2025년에 계약한 기아 스포티지 장기렌터카였다.

계약조건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항목내용
계약시점2025년 4월
계약기간60개월
월 렌트료약 60만 원
약정주행거리연 30,000km
초과운행료1km당 88원
현재 주행거리약 50,000km
잔여 계약기간44개월
남은 렌트료약 2,800만 원

계약기간은 총 5년인데 아직 1년 남짓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

그런데 이미 5만km 이상을 운행했다.

우리 회사는 지방출장이 잦기 때문에 앞으로 갑자기 차량 운행이 줄어들 가능성도 크지 않았다.

이대로 계속 타도 되는 걸까?

계약 약 1년 만에 누적주행거리 5만km를 넘긴 실제 법인 장기렌터카

장기렌터카 약정주행거리란?

장기렌터카 계약서를 보면 약정주행거리라는 항목이 있다.

계약할 때 차량을 어느 정도 운행할 것인지 미리 정해두는 것이다.

이번 차량은 연간 30,000km로 계약되어 있었다.

단순하게 5년으로 계산하면 총 약정주행거리는 약 150,000km다.

문제는 실제 운행량이었다.

현재까지의 운행 추이가 앞으로도 비슷하게 이어진다면 계약 종료 시점에는 약정주행거리를 상당히 넘어설 가능성이 있었다.

약정주행거리를 초과한 상태로 차량을 반납하면 계약조건에 따라 초과운행료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차량의 초과운행료는 얼마일까?

계약서를 다시 찾아봤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초과운행료 단가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렌터카 계약 담당지점에 직접 연락해서 확인했다.

초과운행료는 차량마다 같지 않았다

확인 결과 이 차량의 초과운행료는 1km당 88원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낮았다.

회사에서 사용 중인 다른 장기렌터카 계약들도 궁금해서 같이 확인해봤는데 차량마다 조건이 달랐다.

어떤 차량은 1km당 200원, 다른 차량은 300원이었다.

만약 10,000km를 초과했다고 가정하면 88원인 차량은 88만 원이지만, 300원인 차량은 300만 원이다.

같은 초과거리인데도 계약조건에 따라 부담해야 할 금액은 크게 달라진다.

이때 한 가지 알게 됐다.

법인 장기렌터카를 관리한다면 월 렌트료와 계약기간만 정리해서는 안 된다.

약정주행거리와 초과운행료도 반드시 같이 관리해야 한다.

초과운행료만 문제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생각했다.

초과한 km × 88원

나중에 이 금액만 추가로 부담하면 되는 것 아닐까?

그런데 앞으로 차량을 계속 운행한다고 생각하니 문제가 하나 더 있었다.

주행거리가 늘어날수록 차량의 중고차 가치도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현재 차량은 연식이 얼마 되지 않았고 상태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44개월 동안 장거리 출장을 계속 다니면 주행거리는 계속 늘어난다.

결국 계속 운행할수록

초과주행거리는 늘어나고 → 초과운행료 부담은 커지고 → 차량의 중고차 가치는 낮아질 수 있는 구조였다.

그렇다고 당장 차량을 처분하는 것이 무조건 정답인 것도 아니다.

계약기간이 아직 44개월이나 남아 있었고 앞으로 지급해야 할 렌트료만 약 2,800만 원이었다.

중간에 계약을 해지하면 중도해지에 따른 비용도 발생한다.

결국 계산을 해봐야 했다.

장거리 운행이 많은 회사라면 약정주행거리부터 확인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회사에서 운용 중인 법인차량 현황도 다시 정리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차량번호, 이용자, 렌터카 회사, 월 렌트료 등 당장 관리에 필요한 정보 위주로 확인했다면 앞으로는 다음 항목까지 같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 계약일과 계약만료일
  • 월 렌트료
  • 약정주행거리
  • 현재 누적주행거리
  • 초과운행료 단가
  • 약정주행거리 변경 가능 여부
  • 현재 운행 추이를 반영한 예상 만기 주행거리

특히 영업이나 현장방문, 지방출장이 많은 회사라면 장기렌터카를 계약하기 전에 실제 차량 운행량부터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간 3만km 정도를 예상하고 계약했는데 실제로는 매년 5만km씩 운행한다면 계약기간이 길어질수록 차이가 커질 수밖에 없다.

가능하다면 기존 법인차량의 연간 주행거리를 먼저 확인하고, 차량을 이용할 직원의 업무 특성까지 고려해서 약정주행거리를 정하는 것이 좋겠다.

이미 계약을 체결한 차량이라면 약정주행거리를 변경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렌터카 업체와 계약조건에 따라 변경 가능 여부나 시기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계약했다면 앞으로 발생할 비용을 비교해보자

이미 체결된 계약서를 보고

‘왜 이렇게 계약했지?’

라고 해봐야 계약조건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번에는 과거에 계약을 어떻게 했는지를 따지기보다 지금부터 어떤 선택을 해야 회사의 손실을 가장 줄일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했다.

선택지는 생각보다 여러 개였다.

그대로 계약기간까지 운행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렌트계약을 승계할 수도 있고,

중도해지 후 차량을 반납할 수도 있고,

아예 렌터카 회사에서 차량을 인수한 뒤 중고차로 다시 판매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렌터카 회사에 중도반납 정산서와 중도인수 정산서를 요청했다.

중고차 매각가격도 알아보기 위해 실제 견적까지 받아봤다.

그런데 숫자를 전부 놓고 비교해보니 처음 예상과 조금 다른 결과가 나왔다.

중도반납보다 3천만 원 넘게 주고 차량을 인수하는 쪽이 오히려 손실이 적을 수도 있었다.

어찌어찌 법인차량 현황만 한번 확인해보려다가 일이 커졌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 정산금액을 기준으로 장기렌터카 승계·중도반납·중도인수 후 매각 중 어떤 방법이 가장 유리했는지 직접 비교해보려고 한다.